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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어난 신용공여 이자 고지서를 받아보고 나서

통장 잔고를 보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매달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금액들이야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달은 평소보다 확실히 더 많이 나갔다. 증권사 어플을 켜서 상세 내역을 뒤져보니 신용공여 이자 항목이 눈에 띈다. 솔직히 말하면 평소에는 이게 내 계좌에서 얼마가 나가는지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았다. 그냥 주식 사느라 쓴 돈이 조금 있고, 그에 따른 비용이겠거니 했던 게 화근이었다. 확인해보니 대략 연 7%에서 9% 사이를 오가는 금리가 적용되고 있었다. 작년 초반과 비교하면 1% 이상 오른 셈인데, 이게 매달 체감되는 게 완전히 다르다. 100만 원, 200만 원 규모가 아니라 조금 더 큰 금액을 융통하고 있다 보니 매달 나가는 이자만 해도 적지 않은 치킨값이 된다. 이걸 그냥 무시하고 넘기기엔 내 지갑 사정이 너무 가벼워졌다.

스탁론의 늪과 뒤늦은 후회

한때는 이게 엄청난 레버리지 기회라고 생각했다.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주식스탁론 같은 상품들을 보면, 마치 내 자본금보다 몇 배는 더 운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지 않나. 처음에는 몇 백만 원 정도만 빌려 썼다.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수익이 조금 나면 그게 다 내 실력인 줄 알고 대출 한도를 늘리게 된다. KB대출이나 일반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을 먼저 알아볼까 하다가도, 절차가 번거롭고 금방금방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엔 모바일 24시간 대출이 편하니까 자꾸 그쪽으로 손이 갔다. 결과적으로는 내 주식 계좌 수익률은 이자 비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잦아졌다. 펀더멘털이고 뭐고, 이자가 나가는 속도가 주가가 오르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그 기분은 참 묘하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이자 비용

증권사들은 이런 이자 수익을 재무제표상 신용공여 이자수익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해서 공시한다고 한다. 외부에서는 이게 정확히 어디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알기 힘들지만,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매일매일 숨 쉬듯 빠져나가는 비용이라는 게 느껴진다. 흔히들 말하는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주식 시장은 위험하다고들 하는데, 그 위험은 거창한 경제 지표에서만 오는 게 아니더라. 당장 내가 빌린 돈에 대한 금리가 변동될 때, 내 계좌의 자산 가치는 그만큼 갉아먹히고 있는 거니까. 요즘 들어서는 굳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투자를 해야 하나 싶은 회의감이 든다. 차라리 저축은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급전을 당겨 쓴 것도 아닌데, 증권사 신용대출 금리가 이렇게 높았나 싶어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개인회생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현실

뉴스에서는 코스피가 얼마를 돌파했느니 하면서 자축하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정작 7%가 넘는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끔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면 도박이나 코인, 주식으로 빚을 지고 개인회생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글이 올라온다. 처음에는 ‘나는 저 정도는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대출금 사용처를 소명해야 하거나,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 경계가 생각보다 희미하다는 걸 알게 된다. 주식 투자가 사행성 채무로 분류되지 않으려면 생활비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했다는 증빙이 필요하다는 법률 상담 글을 읽는데, 괜히 식은땀이 났다. 내가 하는 투자가 정말 미래를 위한 자산 형성인지, 아니면 그저 빚을 내어 불확실한 도박을 하는 건지 경계가 흐릿해지는 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 대출을 다 갚으려면 들고 있는 주식들을 손절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파는 건 너무 억울하다. 이미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어서 파란불이 들어와 있는 종목들이 태반인데, 여기서 손해를 확정 짓고 나오면 정말 바닥을 치는 기분일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그냥 버티고 있다. 이자가 나가는 건 좀 짜증 나지만, 언젠가 반등이 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거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안 좋으면 레버리지를 줄이라고 말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 막상 현금을 마련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조건이 까다롭고 시간도 걸린다. 모바일로 버튼 몇 번 누르면 대출이 실행되던 그 편리함이, 지금은 가장 무서운 함정이 되어 돌아왔다. 다음 달 이자 고지서가 나올 때쯤이면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은 지금 가진 종목들이 조금만 더 올라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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