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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오를 때 나만 카카오 들고 고민했던 밤들

삼전이나 닉스 안 사고 왜 카카오였을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요즘 주식 시장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속이 좀 쓰리다. 다들 반도체다 뭐다 해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걸로 재미 좀 봤다는 무용담을 단톡방에 올릴 때마다 나는 창을 닫아버리기 일쑤였다. 내가 처음 카카오 주식을 샀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때는 뭐랄까, 단순히 우리 일상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으니까 망할 리 없다는 아주 단순하고 위험한 논리 하나로 시작했던 것 같다. 대략 10만 원 언저리에서 매수를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왜 그렇게 확신에 차 있었는지 모르겠다. 당시엔 ‘HANARO Fn K-반도체’ 같은 ETF를 기웃거리기도 했지만, 결국 내 손가락은 익숙한 이름인 카카오로 향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전형적인 정보의 비대칭도 아니고, 그냥 친숙함에 속은 사례인 것 같다.

빚투라는 단어를 뉴스에서만 봤어야 했는데

최근 들어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8조 원에 육박한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심장이 좀 덜컥한다. 남의 돈 빌려서 주식 한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막상 계좌 파란불이 길어지니까 이게 사람이 이성적으로 판단이 안 되더라. 사실 작년쯤엔가 마이너스 통장을 한도까지 꽉 채워서 추가 매수를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카카오뱅크가 대출을 좀 깐깐하게 조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포기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만약 그때 그 돈까지 털어 넣었다면 지금쯤 주식 창 쳐다보는 게 아니라 어디 가서 부업이라도 뛰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대출 이자 내면서까지 주식을 하는 건 정말 다시는 안 할 짓이라는 걸, 그때는 왜 그렇게 몰랐을까.

단체 채팅방의 달콤한 유혹은 다 사기였다

한창 주가가 비실비실할 때, 어디서 링크를 받았는지 주식 정보 공유방 같은 곳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거기선 다들 ‘지금이 저점이다’ 혹은 ‘곧 급등주 나온다’면서 엄청나게 확신에 찬 말들을 쏟아냈다. 무슨 유명한 전문가가 분석해 준다며 파일을 보내주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게 다 전형적인 유사 리딩방 수법이었던 것 같다. 나도 하마터면 거기서 뭘 더 입금할 뻔했다. 그때 상담 문의하려고 클릭했던 링크들이 아직도 내 카카오톡 즐겨찾기에 남아있는데, 가끔 지우지 않고 그냥 둔다. 내 어리석음을 잊지 말자는 일종의 박제랄까. 그런 방에 들어간 사람들 대부분이 사실은 나처럼 원금을 어떻게든 복구해보고 싶은 조급한 마음뿐이었을 텐데, 그게 참 씁쓸하다.

시총 상위권 대형주만 믿고 있으면 다인 줄 알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대한항공 같은 주식들이 시총 상위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걸 보면서, ‘아, 역시 대형주가 안전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가진 주식은 왜 이렇게 힘을 못 쓰는지. 가끔은 은 주식이나 다른 배당주식들로 눈을 돌려볼까 생각도 하지만, 이제는 뭘 사도 다 비슷할 것 같다는 무력감이 더 크다. KB금융처럼 배당 잘 주는 주식들이 오르는 걸 보면서는 부러움 반, 내 무지함에 대한 자책 반이다. 사실 투자라는 게 누가 정답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공부하다가 제풀에 지쳐서 놓아버리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불확실하다

지금 카카오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결론이 안 난다. 손절하고 다른 곳으로 갈아탈지, 아니면 그냥 없는 셈 치고 몇 년 더 묻어둘지. 누가 보기엔 답답해 보이겠지만, 내 주식 계좌를 열어보는 건 이제 일상적인 행위가 되어버렸다. 매일 아침 9시가 되면 습관적으로 시세를 확인하고, 별다른 변동이 없으면 그냥 끄고 출근한다. 어쩌면 나 같은 개인 투자자들에겐 이 정도의 무덤덤함이 유일한 생존 전략일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에는 아예 주식 앱을 삭제해버릴까 고민도 했지만, 막상 삭제 버튼 앞에서는 망설이게 되더라. 결국 돈이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나 질질 끌고 다니나 싶어서 가끔은 허무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음 종목으로 넘어갔다는데, 나는 아직도 카카오라는 큰 숙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로 엉거주춤 서 있는 기분이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오면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건 정말 모르겠다.

“남들 다 오를 때 나만 카카오 들고 고민했던 밤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링크를 보관해둔 채널에서 그들의 분석을 보면서 좀 씁쓸했어요. 결국 지금은 다른 선택을 한 만큼, 그 당시의 고민이 의미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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