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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매매 프로그램 켜놓고 며칠 지켜보니 생긴 의문들

처음에는 단순히 좀 편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주식 시장이 밤낮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보통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딱 정해진 시간에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잖아요. 직장인 입장에서 그 시간에 매번 차트를 들여다보는 게 얼마나 눈치 보이고 힘든 일인지, 다들 아실 거예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주식매매프로그램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이거 켜놓기만 하면 알아서 저점 매수 고점 매도해주겠지’ 하는 아주 안일한 생각을 했습니다. 월마다 나가는 비용도 대략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였는데, 이 정도면 내 시간을 사는 셈 치고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진했죠.

차트와 설정값 사이의 끝없는 고민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서가 진짜 문제였어요. 설정해야 할 변수가 왜 이렇게 많은지. 이동평균선이니 RSI니 볼린저밴드니, 들어는 봤지만 막상 내가 수치를 입력하려니 손이 떨리더라고요. 처음에 며칠 동안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새벽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어요. HTS 창 띄워놓고 이것저것 건드려보는데, 내가 설정한 값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어떤 날은 매매가 너무 잦아서 수수료로 나가는 돈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방어적으로 설정하면 하루 종일 거래가 한 건도 안 일어나는 날도 있었어요. 그때 느꼈죠. 이 프로그램도 결국 내가 공부를 해서 세팅을 잡아줘야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수수료 문제와 거래의 늪

주식거래수수료무료 이벤트가 있는 증권사를 찾아서 옮겨 다니기도 했는데, 막상 프로그램이랑 연동해보면 은근히 들어가는 비용들이 생겨요. 특히 데이트레이딩 위주로 돌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거래를 위한 거래’를 하게 되는 느낌이 듭니다. 원래는 목돈 만들기가 목표였는데, 프로그램이 사고팔고를 반복하면서 내 원금이 조금씩 녹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으면 이게 뭐 하는 건가 싶기도 해요. 금관련주나 변동성이 큰 종목을 한 번 건드렸다가 프로그램이 엉뚱한 타이밍에 물타기를 시전할 때는 정말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라고요. 차라리 그냥 정기적금이나 예금에 넣어두는 게 속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매일 들어요.

내가 세팅한 알고리즘이 나를 배신할 때

한번은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한 로직을 짜서 돌려놨는데, 하필 그날 시장 상황이 제가 예상한 범위를 확 벗어나 버렸어요. 오후 2시쯤 급락이 나오는데 프로그램은 기계적으로 분할 매수를 하고 있더라고요.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알림을 보면서 ‘이거 멈춰야 하나, 아니면 더 떨어지면 어차피 반등할 테니 놔둘까’ 고민하다가 결국 손절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나중에 퇴근해서 보니 계좌 상황이 엉망이더군요. 프로그램이 멍청해서가 아니라, 결국 시장 상황을 읽지 못하고 기계적인 규칙에만 의존한 제 잘못이 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완전히 손을 떼지 못하는 이유

요즘은 그냥 소액으로만 돌리면서 감을 익히고 있어요. 예전만큼 ‘이걸로 대박 나야지’ 하는 생각은 이제 거의 사라진 것 같아요. 그냥 주식시장 시간에 내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 혹은 내가 세운 전략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는 일종의 실험 같은 거죠. 사실 이율 높은 적금이나 안전한 금융투자상품이 훨씬 수익률이 안정적이라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그놈의 주식 투자라는 게 한번 빠지면 좀처럼 나오기가 힘들더라고요. 이게 투자인지 도박인지, 아니면 그냥 내 시간을 갉아먹는 취미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내일도 프로그램 켜두고 출근하겠지만, 아마 퇴근길에 또 한숨 쉬면서 HTS를 끄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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