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튀어나온 종목들에 휘둘렸던 시간들
한동안 주식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다. 매일 아침 눈 뜨면 확인하는 앱에는 ‘삼전닉스 10조 매도’ 같은 헤드라인이 도배되었고, 코스닥 종목들은 이유도 모른 채 널뛰기를 반복했다. 나도 그 틈에서 도대체 뭘 사야 하나 고민하며 서점 가서 주식 기초 책도 몇 권 사보고, 유튜브에서 유명하다는 전문가들의 강의를 챙겨보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내가 정말 제대로 공부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서진시스템이나 파두 같은 전력 인프라 장비주를 쓸어 담는다는 기사를 보고 나도 따라 사볼까 싶어 호가창을 열었다가, 너무 비싸진 가격에 겁을 먹고 창을 닫아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금양이라는 이름이 주는 묘한 기억
어쩌다 검색창에 코스닥 종목들을 훑다 보면 참 희한한 회사들을 많이 본다.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금양인데, 예전에는 노래방 기기 납품하던 평범한 곳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이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를 넘기고 우주 테마니 만수르 자본이니 하는 엄청난 키워드들과 엮이면서 주가가 미친 듯이 움직였던 때가 있었다. 옆자리 동료가 ‘이거 사야 한다’며 들떠있을 때 나는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 사실 뭐가 진짜 기업 가치인지, 아니면 그냥 뉴스 한 줄에 움직이는 도박인지 구분할 능력도 없었다. 그때 대략 한 주당 가격이 3만 원대였나, 5만 원대였나.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평범한 사업을 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미래 산업의 총아처럼 변하는 걸 보면서 주식 시장이 참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거창한 투자자들의 장밋빛 전망
그때쯤 박두완 같은 투자자들이 나와서 매일같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곤 했다. 방송에 나와서 마치 자기만 아는 대박 종목이 있다는 듯이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다. 나도 처음엔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듣고, 대구시에서 IPO 지원사업을 한다느니, 어느 기업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느니 하는 뉴스들을 쫓아다니며 공부했다. 기업 상장 준비 실무를 지원해준다는 소식에 마치 내가 그 기업의 대주주라도 된 것처럼 정보를 파헤치던 시절이다. 그런데 결국은 뉴스를 따라가느라 뇌동매매를 반복하다가 계좌 잔고만 줄어들었다. 2,500만 원 정도를 지원받는 기업들이 상장까지 가는 그 험난한 과정을 내가 다 이해할 필요가 있었을까?
결국 남은 건 불확실성뿐
요즘은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돈을 빼서 어디로 가는지, 코스닥의 어떤 테마가 새로 뜰지 굳이 찾아보지 않으려 한다. 예전엔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나온다는 기사를 보면 가슴이 뛰었는데, 지금은 그런 거 다 기업들끼리 알아서 하는 일이지 싶다. 모험자본 시장 판이 커진다고 해도 결국 개인이 그 흐름을 타는 건 운의 영역인 것 같다. 어제는 금이나 사둘까 싶어 금은방 가격을 슬쩍 검색해봤는데, 그것도 그냥 사는 게 쉽지 않더라. 주식 책을 펼치면 항상 ‘원칙’을 지키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노래방 기기 회사가 우주선 만드는 회사로 돌변하는 장세에서 무슨 원칙이 통할까 싶다. 그냥 오늘도 장이 열리고 닫히는 걸 지켜보면서, 내가 샀던 종목들이 내일은 조금이라도 올랐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할 뿐이다. 더 공부하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다는 느낌만 남았다.

어쩐지, 우주 테마로 급부상했던 게 기억나네요. 그때 투자할 때마다 머릿속이 텅 빈 느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