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설치부터 신분증 촬영까지 한참 걸렸다
주변에서 다들 주식한다길래, 솔직히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서 급하게 시작했다. 별생각 없이 삼성증권 앱을 깔았는데 생각보다 인증 과정이 너무 귀찮았다. 신분증을 찍으면 자꾸 빛 반사가 된다고 다시 찍으라 그러고, 계좌 비밀번호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약관 동의까지 끝이 없었다. 오후 3시쯤 시작했는데 이거 하느라 저녁 먹을 시간까지 다 지나갔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원래 이렇게 복잡한 건지 도통 모르겠더라. 결국 비대면으로 계좌 하나 여는 데만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쓴 것 같다. 누구는 5분 만에 끝냈다던데, 나는 카메라 렌즈 닦아가며 씨름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생각보다 더 복잡한 시장 상황
계좌 개설하고 나니 뉴스에서는 맨날 기름값이 오른다, 물가가 3%대에서 안 내려간다 하는 소리만 들린다. 뉴스 요약 서비스를 봐도 영 딴 세상 이야기 같다. 어떤 곳에서는 K자형 신용 구조 어쩌고 하면서 어려운 단어만 늘어놓는데, 보고 있으면 머리만 아프다. 8조 원 넘게 외국인이 팔아치웠다는 기사를 보면 겁부터 난다. 그냥 속 편하게 적금이나 넣을 걸 그랬나 싶다가도, 반도체나 증권주가 하반기에 좋다는 분석 글을 보면 또 마음이 흔들린다. 삼성전자 배당금이나 받아보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코스피 차트를 보고 있으니 그냥 빨간색 파란색 선이 얽혀 있는 것만 보인다.
ISA 계좌는 도대체 왜 이렇게 종류가 많은지
처음엔 그냥 아무 계좌나 만들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중개형 ISA니 뭐니 해서 선택지가 너무 많다. 은행 가서 만들까 싶다가도 수수료 생각하면 그냥 증권사 앱에서 하는 게 낫다는 글들이 많아서 결국 다시 앱으로 돌아왔다. 연금저축 계좌도 세금 혜택이 좋다고 하던데, 이건 55세까지 돈을 묶어둬야 한다고 해서 선뜻 손이 안 갔다. 지금 당장 생활비도 빡빡한데 노후 준비까지 하려니 막막하다. 일단 계좌는 열어뒀지만, 막상 입금 버튼을 누르려니 손이 떨린다. 10만 원만 넣어볼까 하다가도 그냥 오늘은 이쯤 하고 접자 싶어서 앱을 껐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앱만 지웠다 깔았다
주식 창을 켜놓고 한참을 쳐다봐도 뭘 사야 할지 감이 안 온다. 주변에 물어봐도 ‘그냥 우량주 담아놔’라고만 하는데, 그 우량주가 뭔지 내 눈엔 다 비싸 보이기만 한다. 교보증권 같은 데서 나오는 리포트를 봐도 용어 자체가 외계어처럼 느껴진다.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에 책이라도 사볼까 싶지만, 막상 또 며칠 지나면 까먹는다. 결국 나는 계좌 개설만 해놓고 아무것도 안 한 채로 며칠을 보냈다. 누가 보면 엄청 열정적으로 투자하는 줄 알겠지만, 현실은 모의 투자하는 것처럼 쳐다만 보는 상태다. 이럴 거면 왜 시간을 들여서 계좌를 만들었나 싶기도 한데, 막상 지우자니 아깝다.
정답은 없는 것 같은데 불안함만 남았다
어디서는 증권주가 톱픽이라 그러고, 어디서는 지금은 현금 확보가 중요하다고 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말이 다 다르니 누가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내 돈을 누가 대신 관리해주지도 않고, 결국 책임은 다 내가 져야 한다는 게 제일 무섭다. 차라리 은행 적금이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아예 손 놓기엔 물가가 너무 무섭게 오르니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하다. 아마 다음 주가 되어도 입금은 안 하고 앱만 들락날락할 것 같다. 주식 투자가 원래 이렇게 시작부터 지치는 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지 여전히 확신이 안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