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이었다. 미국 주식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조금씩 건드려봤으니 이제는 다른 나라 주식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뉴스에서 일본 시장이 어떻다느니 금리 얘기가 나오길래 무작정 증권사 앱에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미국 주식 거래할 때랑은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인터 A나 B 같은 미국 주식들은 웬만한 앱에서 바로바로 검색해서 사면 그만인데, 일본 주식은 메뉴부터가 어디 있는지 한참을 헤맸다.
일본 주식 메뉴 찾느라 시간 다 보냈다
앱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겨우 ‘해외주식’ 탭 안에서 국가 설정을 바꾸는 곳을 발견했다. 근데 일본 주식은 뭔가 설정해야 할 게 더 많았다. 계좌를 새로 연결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따로 신청을 해야 하는 건지 알림창이 자꾸 떴다. 낮에는 회사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밤늦게 11시쯤 붙잡고 씨름하는데, 낮에 하라는 건지 자꾸 서비스 이용 시간이 아니라는 팝업만 올라왔다. 어찌어찌 신청은 했는데 승인이 바로 나는 게 아니라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다. 주식이라는 게 원래 마음먹었을 때 바로 사야 제맛인데, 이렇게 단계를 거쳐야 하니까 오히려 김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환전 문제로 고민하다가 관뒀다
주문을 넣으려고 보니까 또 환전이 문제였다. 미국 주식은 원화로도 바로 매수 주문이 나가는 시스템이 있는데, 일본은 또 그게 안 되는 증권사 앱이 많더라. 엔화로 미리 환전을 해놔야 하는데, 지금 환율이 어떤지 계산기 두드려보느라 시간을 다 썼다. 100엔당 900원대 초반인지 중반인지 자꾸 헷갈리고, 지금 환전해서 샀다가 나중에 엔화 가치 떨어지면 주가 수익은 수익대로 날아가고 환차손만 입는 거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괜히 미국 주식이나 더 살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KT 주가나 좀 볼걸 하는 후회가 잠시 스쳐 지나갔다. 예전에 한진해운이나 현대건설 주가 같은 거 보면서 뉴스 따라다니던 시절 생각도 났다. 그때는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왜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야간 거래랑 수수료 계산이 골치 아프다
결국 몇몇 종목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뒀는데, 수수료가 생각보다 세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미국은 이벤트로 수수료 할인받는 곳이 많은데 일본 주식은 딱히 그런 것도 안 보였다. 한 번 살 때마다 드는 비용이랑, 나중에 팔 때 내야 하는 세금 계산해보니 그냥 적금이나 넣을 걸 그랬나 싶다. 파미셀 주가나 강원랜드 주가처럼 한국 주식은 등락폭이 커서 화끈하게 벌거나 잃거나 하는데, 일본은 뭔가 묵직하게 움직이는 느낌이라 내 성격에 맞을지도 미지수다. 물론 인공지능이 알아서 해준다는 요즘 세상에 내가 직접 이렇게 고민하는 게 좀 구식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남들이 하는 거 다 따라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직접 겪어보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주문 버튼은 안 눌렀다
결국 어제도 고민만 하다가 앱을 껐다. 주식을 사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공부만 하다가 끝난 느낌이다. 어차피 지금 당장 사나 다음 달에 사나 별 차이 없을 것 같아서 일단은 관망 중이다. 일본 시장이 좋지 않으면 금리 차를 이용한 상품도 있다던데, 그런 건 또 공부하려면 한 세월일 것 같다. 가끔은 주식 창을 아예 안 보고 사는 게 정신 건강에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는 벌써 일본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고 하지만, 나한테는 아직 그저 막연하고 복잡한 숙제처럼 느껴진다. 내일은 다시 회사 출근해서 일이나 해야지. 주식 공부는 주말에나 다시 해볼까 생각 중인데, 막상 주말 되면 쳐다보기도 싫어질지도 모른다.

미국 주식은 바로 매수 가능한 시스템에 비해, 일본 주식 환전 때문에 오히려 더 머리 아플 때 있네요.
엔화 환전 때문에 고민하는 모습이 딱 이해가 되네요. 저도 처음 해외 주식 투자할 때 환율 계산에 며칠이나 끙끙 앓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