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구석에서 집어온 주식 입문서들
얼마 전 대형 서점에 갔다가 괜히 마음이 조급해져서 주식 코너를 기웃거렸다. 무슨 대단한 비법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제목만 보고 집어 든 책이 벌써 세 권째다. 어떤 책은 ‘삼박자 투자법’이라며 거창한 이름을 붙여놨고, 또 다른 책은 ‘텐배거를 찾는 방법’이라며 흥미를 자극했다. 사실 집에 이미 안 읽고 꽂아둔 책이 서너 권 더 있다. 이번엔 진짜 제대로 공부해보겠다며 다짐했지만, 퇴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침대에 눕기 바쁘다. 결국 책은 머리맡에 쌓여 먼지만 쌓여가는 중이다. 예전에는 포토샵이나 배워볼까 싶어 패스트캠프 같은 강의도 결제해봤는데, 그것도 결국은 끝까지 다 못 들었다. 이번 주식 공부도 그런 전철을 밟는 게 아닐까 싶어 은근히 불안하다.
차트 공부가 정말 의미가 있는 건지 의문이 들 때
주식 프로그램 매매가 어떻고 차트 모양이 어떻고 하는 글들을 읽고 있으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예전에 아는 사람이 알려준 대로 이동평균선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억지로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장이 열리고 실시간 주식 창을 보고 있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뉴스에서는 마이크론 실적이 어떻고 미래산업 주가가 어떻게 변할 거라 떠들지만, 내 계좌는 그날그날 변동성에 따라 출렁일 뿐이다. 차트 공부를 며칠 하다가 그만둔 날, 그냥 우량주 몇 개 사두고 잊어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세상을 살피라는데, 나는 뉴스를 볼 때마다 김용범이나 정치인들 이름만 눈에 들어오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이름도 모르는 종목을 덥석 잡았던 기억
한번은 정말 어이없게도 추천만 믿고 매수한 적이 있다. 가격이 잘못 매겨진 기회라고 하기에, 덜컥 큰돈을 넣었다가 고생만 했다. 주식 양도계약서를 쓰거나 복잡한 절차를 밟을 일은 없었지만, 마음고생은 꽤 심했다. 지금 생각하면 ‘도둑놈 심보’였던 것 같다. 제대로 분석도 안 해보고 돈부터 벌고 싶어 했으니 말이다. 그때 샀던 종목은 지금도 본전 근처에 오지 못하고 있다. 팔아야 할지 더 들고 가야 할지 매일 고민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망설이게 된다. 10년 뒤를 내다보고 애플이나 테슬라 같은 주식을 사두라던 조언이 떠오르는데, 왜 당장 눈앞의 빨간불 파란불에 일희일비하는 건지 모르겠다.
전문 투자자의 세계와 나의 간극
요즘은 예탁금을 높여서 전문 투자자만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뉴스도 보인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어 푼돈 잃느니, 아예 접근을 못 하게 막아주는 게 더 친절한 정책 아닐까. 물론 주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호황을 누릴 때 나만 뒤처지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공부만 한다고 다 해결되는 문제인가 싶기도 하다. 치매 명의가 쓴 글처럼 몸에 나쁜 음식을 가려 먹는 것만큼이나, 주식도 나에게 해로운 습관을 가려내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모호하다
여전히 나는 아침마다 증권거래소 시황을 훑어보고는 한숨을 쉰다. 오늘의 증시가 오르든 내리든 내 지식의 깊이는 그대로인 것 같다. 주변에서는 누가 얼마를 벌었다느니, 어디에 투자를 해서 몇 배를 먹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나도 저런 거 하나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 또다시 서점을 기웃거린다. 하지만 정작 그 책들을 완독할 용기는 나지 않는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실행하는 건 왜 항상 이렇게 거창하게 시작해서 흐지부지 끝나는 걸까. 이번 주말에는 정말로 마음잡고 그동안 미뤄둔 차트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하지만 막상 주말이 오면 또 유튜브 영상이나 뒤적이다가 낮잠을 잘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 애매한 상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혹은 이 고민 자체가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숙명인 건지 잘 모르겠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책을 많이 산 건 좋은데,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보니 시간 밴드처럼 쉽게 포기하게 되더라구요.
책을 너무 많이 산 건 아닐 수도 있어요. 투자에 집중하려다 오히려 정신 건강이 망가질까 봐 걱정되네요.